'갤럭시 Z 폴드7 아리스 액세서리 에디션'. 이름은 거창하다. 인기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캐릭터를 입혔다니, 팬들의 마음을 흔들기엔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한 꺼풀 벗겨보면, 이건 스마트폰 신제품이라기보다 비싼 굿즈 세트에 가깝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과연 이 제품, 정말 돈값을 할까?
본체는 그대로, 액세서리만 한정판
먼저 명확히 할 점이 있다. 이 에디션은 '갤럭시 Z 폴드7'이라는 기기 자체에 특별한 디자인이나 성능 향상이 적용된 모델이 아니다. 우리가 사는 것은 일반적인 Z 폴드7과 함께 제공되는 '아리스' 테마의 액세서리 패키지다.
- '아리스' 신규 일러스트 케이스
- '아리스' 봉제 인형
- 무선 충전기, 아크릴 키링, 포토카드 등
- 갤럭시 전용 '아리스' 테마 (소프트웨어)
구성품 자체는 팬이라면 구미가 당길 만하다. 문제는 이 모든 것의 가격이 평범한 Z 폴드7 출고가에 더해진다는 점이다. 결국 핵심은 Z 폴드7이라는 스마트폰 본체의 가치다. 그리고 여기서부터 진짜 문제가 시작된다.
게이밍 에디션? 게이머 우롱하는 스펙
협업의 대상이 '블루 아카이브'라는 고사양 게임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Z 폴드7의 게이밍 성능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하지만 나무위키 등에서 공개된 정보를 보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가장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베이퍼 챔버'의 미탑재다. 베이퍼 챔버는 고사양 작업 시 발생하는 열을 식혀주는 핵심 부품이다. 게임 캐릭터 에디션을 출시하면서 정작 게임 구동에 필수적인 냉각 시스템을 빼버린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처사다. 장시간 게임을 돌리면 스로틀링(성능 저하)은 불 보듯 뻔하다.
이뿐만이 아니다.
- S펜 미지원: 폴더블의 넓은 화면을 다이어리처럼, 스케치북처럼 쓰게 만들었던 핵심 기능이 사라졌다. 생산성 측면에서 명백한 퇴보다.
- 180도 펼쳐짐 불가: 기기를 완전히 평평하게 펼칠 수 없다는 점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정체성을 의심하게 만든다.
- 느린 충전 속도: 경쟁사들이 100W를 넘나드는 초고속 충전을 자랑하는 시대에 여전히 제자리걸음인 충전 속도는 답답함을 느끼게 한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더 명확해지는 단점
이러한 단점들은 이전 세대나 경쟁 모델과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 기능 | 갤럭시 Z 폴드7 | 이전 세대 (Z 폴드6) | 사용자 경험에 미치는 영향 |
|---|---|---|---|
| S펜 지원 | 미지원 | 지원 | 넓은 화면의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짐. 메모와 드로잉 불가. |
| 냉각 시스템 (베이퍼 챔버) | 미탑재 | 탑재 | 장시간 게임 및 고사양 작업 시 심각한 성능 저하 발생 가능. |
| 완전한 펼침 (180도) | 불가 | 가능 | 사용 시 미묘한 불편함과 시각적 불만족을 야기. |
누가 사야 하고, 누가 피해야 할까
결론은 명확하다. 이 제품은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다.
추천하는 대상:
- '블루 아카이브'와 '아리스'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여, 기기 성능과 무관하게 한정판 굿즈를 소유하고 싶은 열성 팬.
- 스마트폰을 성능보다 소장 가치로 평가하는 수집가.
추천하지 않는 대상:
- 스마트폰의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합리적인 소비자.
- 폴더블폰의 넓은 화면으로 생산적인 작업을 하려는 사용자 (특히 S펜 사용자).
- 고사양 모바일 게임을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고자 하는 게이머.
화려한 캐릭터 포장 뒤에 가려진 Z 폴드7 본체의 아쉬운 점들을, 정확히 인지하고 접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_ _)
필자: 김수형
판교 IT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11년차 기획자 겸 콘텐츠 에디터입니다. 여가를 이용해 IT 관련 생각들을 이곳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