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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 XR,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 제품일까

2025년 10월, 삼성전자가 드디어 XR 헤드셋 시장에 뛰어들었습니다. 프로젝트 무한이라는 개발명으로 오랫동안 기다려온 갤럭시 XR이 그 주인공인데요. 삼성과 구글, 퀄컴이 손을 잡고 만든 이 제품은 269만원이라는 가격으로 애플 비전 프로의 절반 수준에 책정되었습니다. 하지만 가격만 보고 구매를 결정하기엔, XR 헤드셋이라는 제품군 자체가 아직 낯선 게 사실이지요.

그렇다면 갤럭시 XR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제품일까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 기기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겁니다.



기술 스펙과 착용감: 동양인 위한 설계

갤럭시 XR은 4K 마이크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한쪽 눈당 3552 x 3840 해상도로, 총 2700만 픽셀을 제공하는데요. 애플 비전 프로보다 높은 화소 수를 자랑합니다. 색재현율도 DCI-P3 기준 95%로 경쟁 제품을 앞서고 있지요.

무게는 545g으로 애플 비전 프로의 600~650g보다 가볍습니다. 메타 퀘스트3의 515g보다는 약간 무겁지만, 중요한 건 무게 배분입니다. 갤럭시 XR은 이마와 머리 뒤쪽에 압력을 고르게 분산시키는 인체공학적 설계를 적용했습니다. 특히 서구권 사용자를 염두에 두고 설계된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동양인의 얼굴 형태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배터리는 외장형으로 일반 사용 시 최대 2시간, 동영상 시청 시 최대 2시간 30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를 충전하면서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2시간이라는 사용 시간은 업무나 장시간 콘텐츠 감상에는 다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멀티모달 AI: 새로운 상호작용의 시작

갤럭시 XR의 가장 큰 차별점은 바로 AI입니다. 구글의 제미나이와 제미나이 라이브가 탑재되어 있어, 사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AI가 함께 인식하고 반응하지요. 음성, 시선, 제스처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조작 방식은 기존 컨트롤러 기반 VR 헤드셋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패스스루 모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클 투 서치 기능은 실용적입니다. 눈앞의 사물에 원을 그리는 제스처만으로 즉시 검색이 가능한데요. 실제 사용자 리뷰에 따르면 헤드폰을 응시하고 서클 투 서치를 실행했더니 AI가 곧바로 소니 MDR 7506이라고 알려줬다고 합니다. 이러한 즉각적인 인식 능력은 일상생활에서 큰 편의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애호가 위한 선택

영화와 드라마, 스포츠를 즐기는 분들에게 갤럭시 XR은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유튜브 XR 앱은 360도 VR 콘텐츠를 지원하며, 고개를 돌리면 시선이 자동으로 따라가 현장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MLB와 같은 스포츠 중계는 더욱 흥미롭습니다. 실시간 공간 시각화 기술로 선수의 관점, 위에서 내려다보는 관점 등 다양한 각도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고, 실시간 통계 데이터도 함께 확인할 수 있지요. 국내에서는 네이버의 치지직 플랫폼에서 K-팝 아이돌의 XR 전용 무대를 제공하는데, 비비지 같은 그룹의 공연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XR 전용 콘텐츠의 양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고려해야 합니다. 치지직 XR의 경우 일반 PC나 모바일로 보는 경험과 큰 차이가 없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이는 갤럭시 XR만의 문제가 아니라 XR 시장 전체가 직면한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산성 추구하는 전문직 종사자

갤럭시 XR은 엔터테인먼트뿐만 아니라, 업무 도구로서의 가능성도 보여줍니다. PC 링크 기능을 통해 갤럭시 북 화면을 XR 환경으로 가져올 수 있고, 마우스와 키보드를 사용해 여러 가상 화면에서 멀티태스킹이 가능합니다.

최근 업데이트된 PC 커넥트 기능은 윈도우 PC의 데스크톱을 몰입형 뷰로 옮겨와 더 큰 화면에서 작업할 수 있게 해줍니다. 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이메일을 확인하거나 웹을 탐색하고 영상 통화를 하는 식의 병렬 작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덕분에 문서 작업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실제 체험자들은 노트 앱을 실행하고 작업할 때 이전 제품들에 비해 피로감이 적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키보드를 연동하면, 문서 작업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집니다.

다만 2시간이라는 배터리 사용 시간은 업무 환경에서 상당한 제약이 될 수 있습니다. 장시간 집중해야 하는 작업에는 아무래도 외부 전원 연결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입니다.


갤럭시 생태계 사용자의 이점

이미 갤럭시 스마트폰, 갤럭시 북, 갤럭시 워치 등을 사용 중인 분들에게 갤럭시 XR은 생태계 완성의 마지막 퍼즐이 될 수 있습니다. 전화 연결 기능을 통해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를 XR 헤드셋으로 바로 받을 수 있고, 갤럭시 북의 화면을 자연스럽게 연동할 수 있습니다.

패스스루 기능의 성능도 뛰어납니다. 헤드셋을 착용한 채로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보면 메시지를 선명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인데요. 약간의 잔상은 있지만, 메타 퀘스트 같은 경쟁 제품들이 얼굴 정도만 식별 가능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생태계 통합은 삼성전자가 오랫동안 공들여온 전략의 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기기를 연동해 사용하는 소위 '락인 효과'를 통해, 사용자들이 갤럭시 생태계 안에서 더욱 편리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산업 현장과 교육 분야 가능성

갤럭시 XR은 B2B 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삼성중공업과는 이미 가상 조선 훈련 솔루션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는데요. 신입 엔지니어들이 가상 공간에서 선박 엔진 검사를 훈련받은 후 실전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입니다.

의료, 제조업, 중공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시뮬레이션, 산업 교육, 직무 훈련에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큽니다.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훈련을 가상 환경에서 안전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들에게 큰 매력이 될 것입니다.

교육 분야에서도 활용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험이나 실습이 필요한 과목에서 XR 콘텐츠를 활용하면 물리적 제약 없이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지요. 이미 VR 지질답사나 AR 과학실험실 같은 교육 콘텐츠의 이용률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크리에이터와 콘텐츠 제작자

어도비의 프로젝트 '펄사' 앱이 갤럭시 XR에서 지원됩니다. 이 앱을 사용하면 특수효과 경험이 없어도 스튜디오 품질의 3D 텍스트와 공간 효과를 몇 분 만에 제작할 수 있습니다. 러닝 이벤트 영상에 3D 효과를 적용하거나, 일반 영상을 입체감 있는 콘텐츠로 변환하는 작업이 가능하지요.

구글 포토 앱으로는 기존 2D 사진과 영상을 입체감 있는 3D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기능들은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에게 새로운 창작 도구를 제공하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안경 착용자 위한 배려

시력이 좋지 않은 분들을 위한 배려도 있습니다. 다비치 안경 매장에서 사용자의 시력에 맞춘 도수형 인서트 렌즈를 주문할 수 있는데요. 가격은 14만원으로, 도수와 관계없이 동일합니다. 이 렌즈는 갤럭시 XR에 자석처럼 부착해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이 렌즈 시스템은 안경 착용자들이 헤드셋을 사용할 때 겪는 불편함을 크게 줄여줍니다. 안경을 쓴 채로 헤드셋을 착용하면 압박감이 생기고 화면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는데, 전용 렌즈가 이를 해결해주는 것이지요.


주의해야 할 점들

분명한 것은 갤럭시 XR이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선택은 아닙니다. 먼저 13세 이상부터 착용 가능하며, 움직이는 차량에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추적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배터리 사용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장시간 콘텐츠를 감상하거나 업무를 보려면 외부 전원 연결이 필요합니다. 외장 배터리팩은 302g의 무게가 추가되므로 휴대성 면에서도 아쉬움이 있습니다.

킬러 콘텐츠가 아직 부족하다는 점도 현실입니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성능은 우수하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XR 전용 콘텐츠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앞으로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콘텐츠 생태계가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지가 관건이 될 것입니다.


결국 누구를 위한 제품?

갤럭시 XR은 새로운 기술을 일찍 받아들이는 얼리어답터들에게 가장 적합합니다. XR 기술의 가능성을 직접 체험하고 싶고, 269만원이라는 투자를 감수할 수 있는 분들이지요. 특히 갤럭시 생태계를 이미 구축하고 있다면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영화와 스포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를 새로운 방식으로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도 매력적입니다. 다만 콘텐츠의 양이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고 싶은 전문직 종사자들, 특히 멀티태스킹이 필요한 작업을 하는 분들에게도 유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터리 시간 제약과 PC 연동의 안정성을 고려해야 하지요.

기업 교육과 산업 현장에서는 B2B 솔루션으로서의 가치가 있습니다. 위험한 훈련을 안전하게 진행하거나, 원격지 전문가와 협업하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가격 대비 성능만을 따진다면, 71만원대의 메타 퀘스트3가 더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콘텐츠 생태계도 메타가 더 앞서 있는 상황입니다. 갤럭시 XR은 프리미엄 경험과 AI 통합, 그리고 갤럭시 생태계 통합이라는 차별점에 가치를 두는 분들을 위한 제품입니다.

XR 시장은 이제 막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갤럭시 XR은 그 시작점에 선 제품으로,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래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제품인 것 같습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콘텐츠 확장을 통해, 이 제품 그룹이 어떻게 진화할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과정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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