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후속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Ghost of Yōtei)' 개발이 한창인 지금, 개발사의 수장이 바뀌었다. 그저 인사이동으로만 보기엔 시점이 절묘하다. 이것은 소니(Sony)가 자신들의 핵심 프랜차이즈를 앞으로 어떻게 관리하고 싶어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라고 할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 '고스트 오브 쓰시마' 개발사 서커 펀치의 공동 창립자 브라이언 플레밍(Brian Fleming)이 물러난다.
- 새로운 스튜디오 헤드는 제이슨 코넬(Jason Connell)과 애드리안 벤틀리(Adrian Bentley)가 맡는다.
- 이 두 사람은 각각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크리에이티브/아트 디렉터와 테크니컬 디렉터를 역임한 핵심 내부자다.
- 서커 펀치는 2025년 출시를 목표로 후속작 '고스트 오브 요테이'를 개발 중이며, 프랜차이즈의 무대는 계속 일본에 머무를 것임을 확인했다.
발표 너머의 진짜 속내
이번 인사는 '혁신'보다는 '안정'에 모든 것을 건 조치로 해석된다.
첫째, 흥행 공식의 고착화다. '고스트 오브 쓰시마'의 독특한 시각적 스타일과 기술적 성취를 이끈 두 주역을 스튜디오의 수장으로 앉혔다. 이는 후속작이 전작의 성공 방정식을 그대로 따라갈 것임을 의미한다. 모험 대신 검증된 길을 가겠다는 현실적인 판단이다.
둘째, 핵심 인력 유출 방지다. 전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게임의 디렉터급 개발자는 언제든 경쟁사의 표적이 되거나 독립 스튜디오를 차릴 수 있다. '스튜디오 헤드'라는 직책은 이들을 붙잡아 둘 가장 확실한 '황금 수갑'이다. 소니는 '고스트'라는 IP의 미래를 이들에게 맡김으로써 IP의 영속성과 개발팀의 안정을 동시에 꾀한 것.
시장에 미칠 영향
이러한 움직임은 경쟁사들에게 소니가 여전히 고품질 싱글플레이 서사 중심 게임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라이브 서비스 게임이 시장의 대세처럼 여겨지는 와중에도,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무기를 내려놓을 생각이 없다는 선언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검증된 재미'의 후속작을 기대할 수 있다는 안정감을 얻는다. 하지만 이는 곧 창의성의 부재와 자기복제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기도 하다. '고스트 오브 요테이'가 전작을 뛰어넘는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안전한 선택'은 곧 '지루한 선택'으로 평가절하될 수 있다. 물론 가격은 차세대 게임의 표준이 된 70달러에서 내려올 리 없다. 결국 '성공 신화'를 '성공 공식'으로 굳히기 위한, 지극히 실용적이고 계산적인 선택이 되겠다.
과연 이 예측 가능한 안정성이 또 한 번의 대성공을 가져다줄지 지켜볼 일이다.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