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맥북 프로 14인치 모델의 스펙 시트를 보면 감탄이 나온다. M4, M4 Pro, M4 Max.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 강력한 칩이 탑재됐다.
그런데 이 제품, 정말 '모바일' 워크스테이션으로 부를 수 있을까? 매일같이 가방에 넣어 다녀야 하는 물건이라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진다.
숫자 너머의 현실, 1.6kg이라는 무게
애플 공식 자료에 따르면 맥북 프로 14인치의 무게는 M4 기본 모델이 1.55kg, Pro/Max 모델이 1.61kg에 달한다.
'고작 1.6kg'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매일 들고 다니는 500ml 생수병 세 개보다 무거운 셈이다.
여기에 충전기와 케이블, 마우스라도 챙기는 날엔 어깨가 뻐근해지는 게 당연하다. '프로'라는 이름은 성능을 위한 것이니, 이 정도 무게는 감수해야 하는 걸까?
역설적인 포지션: 15인치 에어보다 무거운 14인치 프로
가장 흥미로운 지점은 맥북 에어와의 관계다. 더 큰 화면을 가진 15인치 맥북 에어의 무게는 약 1.51kg이다. 화면은 1인치나 작으면서도, 14인치 프로가 오히려 100g이나 더 무겁다는 사실은 꽤나 역설적이다. 휴대성을 위해 작은 사이즈를 선택하려는 사람에게는 의미 없는 선택이 될 수 있다.
| 모델 | 화면 크기 | 무게 | 주요 특징 |
|---|---|---|---|
| 맥북 에어 13" | 13.6인치 | 약 1.24kg | 극강의 휴대성 |
| 맥북 에어 15" | 15.3인치 | 약 1.51kg | 가벼운 무게와 대화면 |
| 맥북 프로 14" | 14.2인치 | 약 1.55kg ~ 1.61kg | 타협 없는 성능 |
| 맥북 프로 16" | 16.2인치 | 약 2.14kg | 데스크톱 대체용 |
누구를 위한 '프로'인가
이 무게는 '프로'라는 이름에 대한 애플의 강박을 보여주는 것 같다. 쿨링 팬과 더 많은 포트, 최고의 디스플레이를 위해 무게와 타협하지 않은 결과물이다.
하지만 자문해봐야 한다. 나에게 정말 그 정도의 성능이 필요한가..?
대부분의 문서 작업, 웹서핑, 심지어 웬만한 코딩과 사진 편집까지, 맥북 에어의 성능은 차고 넘친다. 4K 영상 편집이나 3D 렌더링 같은 고사양 작업을 '이동하면서' 해야만 하는 극소수의 전문가가 아니라면, 14인치 프로의 무게는 그저 거추장스러운 짐일 뿐이다.
당신의 어깨는 소중하다
이 제품, 사야 할까? 만약 당신이 16인치의 크기는 부담스럽지만, 타협 없는 성능이 반드시 필요한 개발자나 크리에이터라면, 14인치 맥북 프로는 훌륭한 선택지다. 대부분 책상에 두고 쓰다가 가끔 휴대하는 용도라면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매일같이 들고 다니며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학생이나, 카페와 사무실을 오가는 직장인이라면 다시 생각해보길 권한다.
당신의 사용 패턴에서 '휴대성'이 중요한 가치라면, 더 큰 화면과 가벼운 무게를 동시에 제공하는 15인치 맥북 에어가 훨씬 현명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무게와 성능 사이의 저울질, 자신의 용도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현명한 소비의 시작이 아니올지... (_ _)
필자: 김수형
판교 IT 대기업에서 일하고 있는 11년차 기획자 겸 콘텐츠 에디터입니다. 여가를 이용해 IT 관련 생각들을 이곳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